일본 반도체산업이 한국과 대만 등 후발주자에 밀려 경쟁력을 빠르게 상실해 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자료를 인용,도시바 NEC 히다치 미쓰비시 후지쓰 등 일본 5대 칩메이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988년 59%에서 지난해에는 24%로 줄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수익성도 계속 떨어져 지난 2년간 5개사의 총 적자는 1백38억달러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칩 메이커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느린 의사결정과 소극적 신규 투자로 분석했다. 4월 이후 1년간 일본 5대 칩 메이커의 회사별 평균 투자계획은 삼성전자와 인텔의 7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들은 컴퓨터용 범용칩 생산을 중단하는 한편 게임기 휴대폰 DVD 등 소형가전용 '시스템 칩'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나 경쟁우위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이 통신은 지적했다. 비교적 고급 품종인 낸드(NAND·데이터저장)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도시바가 10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나 지금은 삼성전자가 세계 수요의 60%를 공급할 정도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빠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경영진의 사고 방식이 완전히 바뀌지 않는 한 일본은 시스템 칩의 경쟁 우위도 지켜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