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종목에 대한 주가조종 혐의와 함께 1천7백억원대의 LG투자증권 미수사고를 일으켜 검찰에 고발된 홍콩투자자문사 대표 지모씨(43)는 국제소송으로 비화된 SK증권과 JP모건간 파생상품 거래도 주도한 인물로 밝혀졌다. 30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주가를 조종한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적발돼 검찰에 고발된 지씨는 지난 97년 JP모건 홍콩지점 소속으로 태국 바트화와 연계된 파생상품을 설계하고 국내 은행 증권사에 이를 판매했다. SK그룹은 당시 JP모건의 파생상품을 매입했다가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SK증권을 살리기 위해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해야 했고 이는 그룹 전체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이 구속되는 빌미를 제공한 JP모건과의 이면계약도 지씨의 파생상품 영업과 관련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금융감독원의 고발로 검찰이 지씨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경우 SK그룹과 JP모건 사이의 거래 및 이면계약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