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셰익스피어를 모를까. 의무교육과정을 헛마친 사람도 그 이름자 또는 그가 남긴 명구절 한 두 마디 쯤은 알고 있을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러나 과연 누가 그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의 작품 중 한편이라도 끝까지 탐독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영국의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Stratford-upon-Avon)을 향한다. 주제는 '인간 셰익스피어' 한가지. 모르는 사람은 그를 향한 눈을 새로이 뜨고,아는 사람은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하는 여행길이다.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은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백60㎞쯤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셰익스피어의 고향이다. 이 마을은 아직 튜더왕조시대의 건물이 많고,빅토리아시대 향기를 그대로 품고 있어 인간 셰익스피어와 그가 남긴 작품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섯곳은 꼭 둘러보아야 한다. 우선 셰익스피어 생가. 셰익스피어는 헨리스트리트에 있는 반목조의 이 집에서 1564년 태어났다. 그의 형제자매 모두 이 집에서 태어나고 자라 그의 어린시절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다. 소박한 외관은 16세기 당시 중산계층의 생활 정도를 보여주며,집안에는 셰익스피어가 생전에 읽던 책과 여러 생활용품들이 전시돼 있다. 뒤란에는 야생화 가득한 정원이 가꿔져 있어 자연에 대한 그의 묘사를 떠올리게 한다. 안내원이 셰익스피어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해준다. 옆에는 부유한 나시와 결혼한 손녀딸 엘리자베스에게 물려준 나시하우스가 있다. 17세기 타페스트리와 가구를 볼 수 있다. 한쪽은 마을의 역사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으며 한쪽은 1769년 배우 데이비드 가릭이 처음 벌인 셰익스피어페스티벌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다. 정원은 셰익스피어가 생애 마지막 18년간 머물렀던 뉴플레이스로 연결돼 있다. 집터만 남겨진 이 곳에는 20세기 초 만든 엘리자베스시대 양식의 정원이 있다. 우거진 수풀 사이 로미오와 줄리엣이 등장할 것 같은 예쁜 벤치에 앉아볼 수도 있다. 셰익스피어가 세례받고 또 묻힌 홀리 트리니티교회 인근의 홀스 크로프트는 저명한 의사 존 홀과 결혼한 장녀 수잔나가 살던 집. 16∼17세기 고가구와 그림,의약품 등이 전시돼 있다. 정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자라는데 이 허브와 당시 귀족생활의 상관관계에 대한 안내원의 설명이 이채롭다. 마을에서 2㎞쯤 떨어진 쇼터리마을로 가면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더웨이의 생가가 있다. 꾸미지 않은 듯한 정원,집안이 들여다 보이는 낮은 나무울타리 등 영국식 농가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30여년전 화재로 소실된 것을 복원했다. 마을 외곽 윌름코트는 셰익스피어의 어머니 매리 아덴의 집이 있는 곳. 커다란 농장같은 느낌의 이 집은 당시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방식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 에이본강가 붉은 벽돌의 로열 셰익스피어극장에서의 셰익스피어 연극감상은 셰익스피어투어의 묘미를 한층 깊게 해준다. [ 여행수첩 ] 대한항공(주5회),아시아나항공(주3회),영국항공(주3회)이 런던행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2시간 내외. 영국은 서머타임제를 실시,한국 보다 8시간 늦다. 런던에서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까지 기차로 2시간 걸린다. 런던 페딩턴역 또는 유스턴역에서 기차를 탄다. 기차로 여러 도시를 둘러보려면 철도패스인 브리트레일패스를 한국에서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장거리버스를 일컫는 코치를 타면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본까지 3시간 길로 기차보다 더 걸리지만 요금은 싸다. 스트래트포드 어폰 에이본의 관광안내센터에서 표를 사 시내관광버스를 이용하면 편하다. 셰익스피어 관련 5군데의 핵심 기념물을 둘러보는 "스트래트포드 투어 올 파이브"는 어른 12파운드. 트래블넷(02-322-6947)은 7일 일정의 에어텔상품인 "셰익스피어투어"를 내놓았다. 2명이상 출발.왕복항공,아침식사 포함 호텔5박,런던~스트래트포드 어폰 에이본간 왕복기차표를 포함,1인당 1백54만원. 자유여행사(02-7777-114)등 대형여행사에서 스트래트포드 어폰 에이본에도 들리는 패키지상품을 판매중이다. 영국관광청 (02)3210-5531,www.visitbritain.com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