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를 떠받치는 양대축중 하나인 제조업이 5월 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이후 4개월만이다. 이라크전쟁 이후 소비심리는 되살아났으나 생산부문이 여전히 취약, 미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5월중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가 급등세로 반전되자 미 경제가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회복이 뉴욕증시에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도 강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1.6%, 나스닥지수가 1.3% 급등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의 반영이다. ◆ 제조업지표 일제히 호조세 반전 =미국 제조업이 2년여 동안의 부진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는 여러 군데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 들어 줄곧 내리막을 탔던 시카고 구매관리지수가 5월에는 52.2로 반등, 2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2일 발표되는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핵심지표인 ISM 5월지수 역시 47.50으로 4월(45.40)보다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3월 공장수주액이 2.2% 증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미국 제조업체들의 전망도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미제조업협회(NAM)가 최근 회원사 62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0%가 '전달보다 주문이 늘었다'고 대답했다. 특히 '전달보다 주문이 줄었다'는 비율은 '4월(56%)→5월(24%)→6월(11%ㆍ전망치)'로 급감했다. 제조업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은 달러약세에 힘입어 기업들이 수출용 제품생산을 늘리고 있는데다, 이라크전쟁이 끝나면서 소비심리 역시 급속히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제조업연합 수석이코노미스트 대니얼 멕스트로스는 "기업들은 재고량이 충분치 않아 조만간 생산증가 및 설비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고, NAM 제리 재시노브스키 사장도 "공장 주문이 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 소비ㆍ생산 균형회복ㆍ주가상승 기대 =제조업부문 회복은 지난 2년동안 '불균형 상태'를 보였던 '소비-생산' 양축이 균형성장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 제조업체들은 이 기간에 9ㆍ11테러,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주가하락 등의 악재로 서비스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소비와 부동산'은 부진한 미 경제를 그런대로 떠받쳐 왔다. 제조업이 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하지만 고용창출 및 무역수지 등 소비자들의 '체감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다. '생산확대→고용창출→소득증가→지출증대→설비투자' 등의 선순환을 유발, 경제의 펀더멘털을 크게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월가가 제조업경기 회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주 연속 상승 이후 조정 기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지난 주말 시카고제조업지수 발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탄 것도 '제조업지수'의 증시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