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中企지원책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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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근로자라도 찾기 위해 새벽부터 인력시장을 기웃거리지만 마땅한 사람을 구할 수 없다.
거래가 줄면서 재고는 쌓여간다.
판매대금을 받기 위해 납품업체를 찾아가지만 장기어음을 주기 일쑤다.
그나마 외상거래라며 어음을 안 주는 곳도 있다.
받은 어음을 갖고 금융회사로 달려가면 할인이 안돼 자금난에 허덕인다.
가까스로 할인이 되는 경우에도 높은 할인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이처럼 요즘 중소기업인들은 '고단한'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판매난 자금난 인력난 등 경영환경이 나빠지면서 중소기업인들의 사기는 밑바닥까지 떨어졌다.
한때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당당했던 모습을 요즘 중소기업인들의 얼굴에선 찾아볼 수 없다.
'구슬땀'을 흘리는 중소기업인보다 '눈물'을 흘리는 중소기업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세미나에서 "기업을 삽으로 퍼내고 싶은 심정"이라며 애환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대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거나 하나둘 공장문을 닫는 중소기업인들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기업 못해 먹겠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중소기업인들의 애환을 덜어주기 위해 기협중앙회가 주최하고 20여개 중소기업 관련 기관이 참가한 중소기업 주간행사가 지난달 전국에서 열렸다.
이들 행사기간 중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새로운 지원정책을 쏟아내는 것이 급한 게 아니라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한 가지라도 푸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력난,자금난,기업의 사기저하 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하지만 이들 아이디어가 걸러져 정책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동안 수많은 세미나와 포럼이 열려도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은 후속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토론회 백번 열면 뭐하나.
하나도 개선되는 게 없는데"라는 한 중소기업인의 항변이 여전히 귓전을 때린다.
이 기간 중 다양하게 나온 산업현장의 소리가 알찬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구슬은 꿰어야 보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계주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