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지금 '자유무역지대' … 상점엔 외국産 넘치고 에어컨도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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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고 미군의 점령통치가 시작된 지 2개월 만에 이라크는 벌써 외국제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거대한 '자유무역지대'로 변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1일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이라크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경제였으나 전후 수입이 사실상 자유화되면서 노천시장과 상점에는 외국상품들로 넘쳐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에서는 삼성 대우 등 한국과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된 최신형 에어컨이 여름철을 맞아 날개 돋친듯 팔리고 있다.
또 위성전화와 취사용 이동석유난로 등은 너무 흔해 가격이 급락했으며,싸구려 사탕조차도 인근 이란 등지로부터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다.
바그다드의 한 사탕공장 주인은 "전쟁 전 3천디나르(미화 약 1.5달러)였던 사탕 한 상자값이 1천디나르로 폭락했다"고 불평했다.
이라크에 이처럼 수입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전쟁이 끝나고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수입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또 디나르 가치가 전쟁 직후에 비해 2배 가까이 급등,수입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한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NYT는 외국산 상품의 범람은 구매력 있는 이라크인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으나 미 점령 당국에는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 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값싼 외국산 제품의 수입이 바람직하나 낙후된 이라크 산업,특히 국영기업은 붕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이라크를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경쟁에 뒤처진 산업을 신속히 도태시키거나,부작용을 무릅쓰고 계속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