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재 상무관 좌담회] '현지에서 본 경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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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오랜 침체를 딛고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경기가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해 두 나라 정부가 모두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그곳 경제계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우태희 주미 상무관=미국 경제가 최근들어 눈에 띄게 상승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진했던 제조업에도 회복 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미국 제조업 중심지인 시카고의 구매자관리자협회는 최근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가 5월중 경기확장의 기준치에 해당하는 50을 넘어 5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와 함께 제조업까지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하반기엔 회복세가 완연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미 정상회담에 관해선 월가의 경제 전문가들도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국내 경제는 아직도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내수 부진을 수출이 떠받치면서 그나마 버텨왔는데 5월 수출이 11개월 만에 한자릿수 증가로 내려앉는 등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우 주미 상무관=한국의 대(對) 미국 수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큽니다.
반도체 컴퓨터 등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리아 브랜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장기적인 수출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 등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값싼 '세컨드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고가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제2의 소니'라는 평가를 받는 등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승일 주영 상무관=영국내에서도 한국의 자동차 가전제품 컴퓨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기아자동차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인지도가 크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5월의 수출부진은 사스 등의 일시적 영향도 있는 만큼 너무 비관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창현 주독 상무관=한국은 독일시장에 반도체 선박 무선통신기기 등 현지 기업과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을 많이 수출하고 있습니다.
1분기 대독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났고 올해 전체적으로는 9% 이상의 신장이 예상됩니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 부품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상계관세 부과 문제뿐만 아니라 조선 등의 분야에서도 통상문제가 심상치 않게 불거져나오고 있습니다.
▲정 주영 상무관=반도체나 조선 등에 대해 미국과 EU 업계가 한국 업계를 제소한 이면에는 자국 업체에 지급했던 보조금을 연장하기 위한 측면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보조금을 주니까 자신들도 받아야겠다는 논리가 깔려 있는 것이지요.
영국에도 미국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공장이 있는데 이 회사가 영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해 하이닉스 문제와 관련,미국과 보조를 맞추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많은데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까요.
▲노문옥 주태국 상무관=동남아에 둥지를 틀려는 국내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그러나 동남아 국가들은 생각보다 기업 관련 규제가 심한 편입니다.
이같은 규제를 피해 편법으로 동남아에 진출하려는 국내 업체가 늘고 있습니다.
현지 변호사 등 공식적인 채널을 이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죠.하지만 편법으로 사업을 하다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돈이 많이 들더라도 안전한 투자를 위해 현지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고 진출해야 합니다.
▲유종순 주브라질 상무관=한국기업들은 브라질을 단지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하면 축구나 삼바춤을 떠올리는 정도지요.
현지에 진출해있는 KOTRA 등 한국기관을 적절하게 이용해 사전 정보를 확실하게 입수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은 정면승부를 피하고 틈새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아이템을 먼저 선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정리=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