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흥은행 매각을 당초 예정대로 추진키로 했다.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조흥은행 민영화 관련 토론회를 마친 뒤 "정부는 시중은행의 민간에 의한 자율책임경영 촉진,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대외신인도 제고 등을 위해 현재 진행중인 조흥은행 지분 매각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투쟁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노ㆍ정간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 양쪽간 견해차만 확인 =노조측에선 이날 토론회에서 조흥은행 민영화 방안이 갑자기 일괄매각으로 선회한 점과 재실사 과정에서의 외압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반면 재경부와 예금보험공사에선 "애당초 일괄매각의 길은 열려져 있었으며 외압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양자간 입장을 좁히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한 학계 참석자는 "노조가 많은 문제점을 거론했지만 매각작업 중단시 우려되는 국제 신인도 저하 문제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토론회를 마친 뒤 "정부의 매각 원칙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토론회는 양쪽 입장을 듣는 자리였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도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며 "청와대는 중재역할을 한 게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매각은 예정대로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토론회를 통해 노조에 매각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임을 사실상 통보했으며 앞으로는 재경부가 노조의 대화창구가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3시간 반에 걸친 토론으로 (조흥노조와 정부) 쌍방의 의견교환이 이뤄졌으며 청와대도 할 일은 다했다"며 "더이상 청와대의 개입은 없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예금보험공사는 예정대로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자위에 보고할 것"이라며 "공자위의 최종 결정에 따라 매각 절차를 완료하겠다"고 설명했다. ◆ 노ㆍ정 충돌 예고 =이날 토론회에서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노조는 파업 등 강도높은 투쟁에 나설 전망이다.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은 "정부가 이런 스탠스를 보인다면 더 만날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투쟁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융노조는 3일 향후 투쟁 계획 등에 관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허원순ㆍ유병연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