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아나운서는 골프중계 전문 여성캐스터다. 지난 86년 MBC에 입사해 뉴스,퀴즈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하다가 지금은 골프로 자신의 분야를 특화했다. "골프는 지난 90년 입문했으니까 구력은 13년째지요.2년전 MBC 자회사인 MBC-ESPN이 개국하면서 골프중계를 담당하게 됐죠.취미삼아 하던 골프가 일로 연결된 셈이에요." 그녀는 처음 골프중계를 할 때만 해도 대회이름을 외우는 것이 고역이었다고 한다. "'칙필A채리티챔피언십'하면 요즘은 어지간한 분들은 알지만 얼마나 생소하고 발음이 잘 안되던지 고생했지요.외국 선수 경력을 외우기 위해 테이프에 녹음해 수시로 듣곤 했어요." 김씨는 지난 98년부터 국내 골프대회장에서 선수 인터뷰를 담당,골프대회 분위기에 친숙해진 게 골프중계에 도움이 됐다. 특히 여자선수들을 밀착취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여성 라커에 들어가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어요.그래서 중계할 때 '저 선수가 어제 발뒤꿈치에 침을 맞아서 그런지 오늘 힘든 경기를 펼친다'는 식의 멘트를 할 수 있지요." 김씨의 골프실력은 보기플레이어 수준. 13년간 취미삼아 골프를 해왔지만 요즘들어 더 열심히 치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1백80야드 정도. 최근들어 가끔 80타대 스코어도 내면서 자신감이 붙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방송은 지난해 최경주 프로와의 인터뷰에서 "골프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도전과 극복"이라는 답을 들을 때였다고 회고한다. "그동안 대충대충 골프를 쳤는데 그때부터 진지하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김씨는 방송중계를 하면서 선수들의 스코어를 매번 분석한다. "그냥 화면에 잡힌 것만 전달해서는 선수들의 심리를 알 수 없잖아요.전홀에서 보기를 하거나 3퍼트를 한 뒤 다음 홀에서 어떤 상태가 되는지 주시하지요." 국내 여자선수중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윤지원과 안시현을 들었다. 프로로서의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게 그의 평. 그녀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꼭 홀인원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글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