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대학과 직장 교육 .. 이채욱 < GE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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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w.lee@geahk.ge.com
며칠 전 미국의 한 사립대학 졸업식에 참석했다.
모두 밝고 환한 표정이었다.
특히 졸업생들의 또렷또렷한 눈망울,자부심과 포부,책임감을 담은 얼굴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 정도였다.
단과대학 리셉션 장에서 미소를 머금고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한 노신사의 모습이 보였다.
딸에게 물었더니 화학교수라고 했다.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딸아이가 노벨상 수상 교수라고 덧붙이는 바람에 다시 바라보게 됐다.
훌륭한 교수를 모시고 배우는 학생들의 꿈과 포부는 자연스럽게 세계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든든한 학교 재정이다.
등록금이 우리보다 훨씬 비싼 연간 4천만원 이상에 많은 재정 지원이 뒤따르니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빙할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이 일었다.
동시에 기업교육에 생각이 미쳤다.
현대는 지식경영의 시대,평생 학습의 시대인 만큼 직장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인재 중시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기업교육으로 GE의 크로토빌 교육과정은 철저한 개인별 인사고과를 바탕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미래의 훌륭한 경영자를 발굴,양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이뤄진다.
중요한 건 선발과정도 중요한 교육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첫째,공정한 선발이다.
업적 평가를 기준으로 하되 보완점 교육과 미래 우수인력 발굴에 더 초점을 맞춘다.
둘째,선발된 교육자는 연간 스케줄에 맞춰 미리 철저하게 준비한다.
셋째,교육은 주입식이 아닌 GE 내부의 실제 사례(Case study)를 프로젝트로 선정,분석해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넷째,교육을 마친 사람은 승진하거나 더 큰 임무를 부여받게 돼 다른 사람을 고무시킨다.
우리나라 사내교육은 대부분 과장 부장 임원 등 직급에 따라 일률적으로 이뤄져 싫고 피곤한 일로 여겨지는 수가 많다.
또 사례 분석이나 토론 방식이 아니라 주입식으로 진행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우리나라의 특성과 현실에는 이 같은 방식이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허브코리아(Hub Korea)의 비전을 이룩하려면 GE방식이나 표준을 비교 분석,검토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대학과 직장 할 것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