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의 승패가 가름날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당연히 '중압감'도 최고조다. '이 샷만 성공하면 오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까지는 좋은데,좀 엉뚱한 생각이 스친다. 평상시 이같은 상황에서 구사하던 샷이 아니라 평소 잘 안됐지만 지금은 어쩐지 될 것 같은 특별한 샷을 시도하려는 욕심이다. 이를테면 거리를 좀 더 내려는 나머지 평소 몸에 배지 않았던 손목굴리기(롤 오버)를 하거나 구질이 페이드인데 드로를 내려는 시도 등이 그런 예들이다. 또 평소 퍼트는 홀에 붙이는 타입인데도 중요한 순간이라고 하여 홀을 반드시 지나치게 치려는 욕망,그린사이드에서 그림 같은 '로브 샷'으로 벙커를 넘겨 앞쪽에 꽂혀있는 깃대에 볼을 붙여보겠다는 욕심 등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평소 잘 안되던 것이 결정적 순간에 잘 되는 법은 없다. 오히려 중압감에다 새 방식에 대한 생경함까지 겹쳐 잘 되던 샷도 안될 가능성이 높다. 결정적 순간,중요한 순간에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지 말라. 지금까지 그 상황에서 구사해왔던 '옛날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난하다. 샷에 앞서 '프리샷 루틴'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