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전문건설 업체인 금광건업의 김재만 사장(59)은 '부실 단지 해결사'로 통한다. 스스로 "회사를 세운 이후 줄곧 부실 단지를 치료해 정상화하는 의사 역할만 해왔다"고 말할 정도다.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법인을 설립했기 때문에 신규 사업보다는 부도 현장 일감이 많았던 게 이유다. 당시 강원도 정선과 전남 무안 등지에서 시공사의 부도로 중병을 앓고 있는 10여개 단지가 김 사장에게 떠넘겨졌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하나둘 해결해 나가다보니 점차 이력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법을 전공한 데다 건설업계에서 20여년간 잔뼈가 굵은 경력이 큰 힘이 됐다. 김 사장은 70년대 말 삼풍건설을 거쳐 ㈜건영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냈다. 97년 고향마을(강릉시 무안면 금광리)의 이름을 따 금광건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엔 김 사장이 건영시절 인연을 맺었던 직원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다. 어려울 때 함께 고생한 동료들을 끝까지 챙기겠다는 김 사장의 의리 덕분이다. 금광건업은 지금까지 '포란재(包卵齎)'란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병아리가 부화하 듯 '거듭난다'는 뜻과 '따뜻한 가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사장은 조만간 '방주'를 뜻하는 '아크(ark)'를 새 브랜드에 적용할 계획이다. 금광건업은 올해 경기도 양주,강원도 원주,충북 음성,서울 신사동 등지에서 약 2천가구의 '아크'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