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디플레 불황'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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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에 일본식 디플레불황(물가하락 속 경기침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는 3개월 연속 후퇴하고,소비부진과 유로가치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인플레)이 급속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에 이어 제조업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미국경제와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CB는 5일의 금리정책회의에서 경기부양 및 디플레예방을 위해 현행 2.5%인 기준금리를 2~2.25%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악화되는 제조업,둔화되는 물가상승세=5월 중 유로존의 제조업 경기는 더 나빠졌다.
대표적 제조업동향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로 4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6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유럽경제의 불황위기감을 고조시켰다.
50 이하면 경기축소를 의미하는 이 지수는 지난 3,4월에도 떨어졌었다.
제조업 경기가 악화된 상태에서 물가상승세는 급속히 둔화,디플레우려까지 가세했다.
유럽통계청은 2일 5월의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전달의 2.1%(연율)에서 1.9%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인플레가 억제목표치(2%) 아래로 떨어진 것은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독일소비가 0.1% 감소하는 등 유로존의 전반적인 소비부진과 유로화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 탓이다.
◆금리인하는 기정사실,문제는 인하폭=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제조업 경기 악화로 유로존의 경기회생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며 ECB의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더욱이 물가는 디플레를 염려해야 할 정도로 '지나치게' 안정적이어서 ECB는 얼마든지 금리를 내릴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이 32명의 국제금융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절대 다수가 ECB의 금리인하를 점쳤다.
이들은 특히 '인하는 확정적이며 인하폭이 문제일뿐'이라고 답했다.
예상 인하폭은 0.5%와 0.25%로 엇갈리고 있지만 0.5%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지난 3월6일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던 ECB가 다시 0.5%포인트 추가 인하시,유로존 기준금리는 2%가 돼 미국(1.25%)과의 격차가 좁혀진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금리를 이유로 유럽으로 향하던 국제자금이 유럽에서 이탈,유로상승세(달러하락)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그러나 금리인하가 소폭(0.25%포인트)에 그칠 경우,최근 주춤해진 유로강세 현상이 다시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