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ㆍ소형 빌딩 뭉칫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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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부동자금이 서울 강남의 30억∼50억원짜리 중·소형 빌딩 시장으로 급속히 쏠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빌딩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큰손'들이 본격 사냥에 나서면서 입맛에 맞는 매물 잡기가 쉽지 않다.
간혹 1∼2개 물건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5·23 부동산 안정대책'발표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거부(巨富)들이 강남권 중·소형 빌딩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게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설명이다.
◆물건 나오면 그 자리에서 팔린다
압구정동 청담동 등 강남 주요 지역 대로(大路)변에 위치한 빌딩의 매매가는 평당 5천만원을 호가한다.
대로변에서 1블록 정도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는 건물의 시세도 평당 3천만원대를 웃돈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처럼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매물이 나오면 즉석에서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매입경쟁이 치열하다.
강남권에서 중·소형 빌딩은 물건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PB는 "최근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연면적 7백평 규모의 평당 3천만원짜리 빌딩 2개가 매물로 나와 고객들과 상담에 들어간 적이 있다"며 "상담고객 2명 모두 그 자리에서 매입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강남권 소재 빌딩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 다른 PB는 "평당 2천5백만원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영등포구청 앞 A빌딩을 고객에게 권했는데 조금 기다렸다 강남권 매물이 나오면 구입하겠다고 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5·23대책 후 자금 추가유입 조짐
은행이자보다 두 배 정도 높은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투자수익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배경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빌딩의 경우 연 7∼8%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5·23대책이 발표됨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빌딩의 경우 정부대책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투자메리트를 보유한 부동산 상품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빌딩으로 향하는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최근 들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골드클럽 임동하 부장은 "빌딩이라는 상품은 경기가 부진해지면 세입자 찾기가 어려워지는 등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빌딩은 '덩치'가 큰 만큼 투자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