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3일 국민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의 연쇄적인 등급전망 하락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국내 은행중에서는 신한 하나 우리 등 10개 은행이 S&P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이날 S&P의 발표가 난 직후 국민은행측에서는 "전망을 하향조정했다고 해서 향후 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올해초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을 때 국민은행의 외화차입 금리가 상승했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 시장에서 S&P와 양대 축을 이루는 무디스는 지난 2월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국민은행에 대한 등급전망도 동시에 내린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등급전망 하락으로 국민은행이 발행한 외화채권 금리는 0.05%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계는 또 국민은행이 한국을 대표하는 리딩뱅크라는 점에서 국내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P가 등급전망을 낮춘 이유에 대해 "한국 경제가 침체를 겪음에 따라 한국의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미래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 그런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대부분이 국민은행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찬가지 평가를 받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내 경제전반이 침체 및 내수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번 국민은행의 신용등급 전망 하락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 강등 조짐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S&P의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에는 국민은행의 수익 전망이 불투명해진 점과 카드채 유동성 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P의 최영일 애널리스트는 "중소기업에 대한 불량채권 증가와 가계신용 부실 심화는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국민은행의 수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