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확대 및 분양권 전매금지로 가수요가 자취를 감추면서 수도권과 충청권 외곽에서 아파트 미분양사태가 본격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지난 3일 충북 청주시 가경지구에서 분양하는 '대우 푸르지오'의 청주지역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5백75가구 모집에 17명만 청약했다. 지역 1순위에서 5백58가구가 미달된 셈이다. 10개 평형 가운데 5개 평형에는 단 한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올 2월 같은 지역 봉명지구에서 분양된 '현대 아이파크'가 1순위에서 3백명 이상의 청약자들이 몰린 것과 대조적이다. 또 지난 3일 수원시 1순위 청약을 받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금강에스쁘아' 아파트도 80가구 모집에 40명만이 청약해 0.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같은날 청약을 받은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우민늘사랑'의 경우도 부천 1순위에서 모집가구(51가구)의 10분의 1인 5명만 청약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수도권 외곽지역 및 충청권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인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은 했지만 분양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냉각될 줄은 몰랐다"며 "자칫하다가는 2,3순위에서도 청약이 미달돼 몇년만에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심각한 사태가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RE멤버스의 고종완 대표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외곽지역 분양시장이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상승할 때는 강남권에서 시작돼 주변부로 퍼지고 하락할 때는 주변부에서 시작해 중심부로 확산되는 나선형이론이 실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