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GM대우 등 자동차 업계가 대대적인 할부판매에 나서자 증권가에서는 증시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가 내구소비재인 자동차가 저가 마케팅이 시작될 정도면 시중경기는 최저점에 도달했으며 한발 앞서가는 증시는 바닥을 치고 고개를 든다는 게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논리다. 과거 현대 기아 대우 등 완성차 3차가 일제히 할인 판촉에 나섰던 시점과 주가추이를 연관지어 보면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1990년대 초 이후 자동차 업계가 장기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한 것은 모두 다섯 차례.종합주가지수는 이 시점부터 상승커브를 그렸다. 판촉활동 개시시점의 종합주가지수도 400∼600 초반 사이였다. 자동차 3사가 전 차종에 대해 무이자 할부판매에 들어갔던 지난 93년 1월엔 증시는 저점을 통과한 직후였다. 92년 하반기 500대 초반에서 바닥을 다진 주가지수는 93년 초부터 대세 상승을 시작했다. 96년 말과 97년 중반에 있었던 할부판매도 94년 지수가 정점(1,145)에서 꺾인 뒤 600∼700 사이를 오가던 시점이었다. 97년 말 외환위기로 지수가 300선으로 떨어지자 자동차 업계는 또 한 차례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 2001년 2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증권업계는 현대 등 모든 자동차업계가 할인판매경쟁에 나선 2003년 6월의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현대증권 송상훈 애널리스트는 "완성차 업체들이 금융비용을 부담해서라도 재고를 줄이겠다는 할인 판매전략은 내수소비가 최악일 때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분석업체인 BIBR 신동준 대표는 "국내 자동차 업체는 물론 외국계인 BMW도 할인 판매에 들어갔다"며 "과거 경험상 지수가 저점을 통과한 직후 자동차 할인 판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