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환경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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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엔이 정한 환경의 날이다.
해마다 맞는 환경의 날이건만,특히 올해는 삼보일배로 촉발된 새만금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불거져서인지 여러 개발사업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유독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한마디로 환경보존이냐 경제를 우선한 개발이냐의 다툼인 것이다.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야기되는 환경파괴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장부지조성 국토확장 등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산 강 바다가 파헤쳐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이야말로 우리들과 우리 후손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것인데도,과거엔 경제개발논리에 밀려 너무 쉽게 환경파괴를 용인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바뀌어 환경론자들의 입지가 크게 강화됐을 뿐더러 환경보호는 국가의 중요 아젠다에 올라있기도 하다.
이렇듯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그지없이 반가운 일이나,한편으로 환경보전을 놓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회적인 갈등은 우려할만한 상황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작금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간척사업에 대한 논란이다.
이는 과거 여러 차례의 검토를 거쳐 공사 강행 쪽으로 정리가 됐는데도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로 인해 환경단체와 전라북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태로까지 비화한 것이다.
환경보존이든 개발이든 그 나름대로의 논리와 명분은 있게 마련인데 개발은 항상 수세적인 위치에 서 있는게 일반적이다.
개발은 악이고 보존은 선이라는 인식때문이다.
인간을 위해 자연은 불가피하게 이용될 수밖에 없는데도 이를 대립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균형 있는 감각인지 의문이다.
새만금사업처럼 장기간에 걸쳐 수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라며 시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신중해야 할 일이다.
국부(國富)와 복지를 위해 어느 정도의 개발은 불가피하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도 '개발'과 '보존'에 대한 논란은 격해질 전망이다.
환경의 날을 맞아 이 둘을 조화시키는 묘안은 없는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