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는 백악관 시절 남편과 르윈스키간 불륜관계를 뒤늦게 알았을 때 "숨이 막혔다"고 곧 시판될 회고록에서 밝혔다. 힐러리 여사는 백악관 생활 8년을 되돌아 본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에서 당시의 고통을 생생히 묘사했다. 다음은 회고록의 주요내용. 『르윈스키 논란은 정치적 반대자들이 만들어 낸 악의적 스캔들처럼 보였다. 대통령이 대배심 증언을 준비하면서 6개월 이상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남편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던 98년 8월15일 토요일 아침이었다. 남편이 나를 깨우더니 침대옆을 왔다갔다 하면서 "사태가 앞서 고백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때서야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음을 증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르윈스키와의 사이에 있었던 일을 떠듬거리며 내게 말했다. 남편은 부끄러워했으며,나는 거의 숨을 쉴 수 없었다. 울음을 터뜨리면서 나는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무슨 소리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왜 거짓말을 했어." 나는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남편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고 믿었었다. 나는 점점 더 격분했으며 남편은 그냥 선 채로 "미안해,미안해,당신과 첼시를 보호하고 싶었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내가 10대인 딸에게도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하자 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히 고였다. '아내로서 나는 그의 목을 비틀고 싶었지만' 마침내 남편을 사랑하기로 결정했다.』 출판사인 사이먼 슈스터사는 5백62쪽에 달하는 회고록이 히트할 것으로 보고 초판만 무려 1백만부를 찍었다. 힐러리는 8백만달러에 달하는 저작료 중 2백85만달러를 선금으로 받았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