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뭐니뭐니 해도 롯데 월드콘.' 아이스크림의 최대 라이벌을 들라면 단연 월드콘(롯데제과)과 부라보콘(해태제과)이 꼽힌다. 국내 빙과시장의 영원한 라이벌인 두 회사의 자존심이 걸린 대표 주자들이다. 최근에는 해태제과가 부라보콘의 전면 리뉴얼에 나서 '2차 콘전쟁'의 전운마저 나돌고 있다. 부라보콘의 나이는 올해 33살. 1970년4월 출시된 이래 지난해까지 31억7천만개,7천억원어치가 팔렸다. '12시에 만나요 부라보콘……살짝쿵 데이트 해태 부라보콘'의 CM송은 국민 가요의 성격까지 띠고 있다. 역사가 긴 만큼 뒷얘기도 많다.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대리점을 맡겠다며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도매상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공장 출입문을 봉쇄하기도 했다고. 72년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에 부라보콘을 건네자 '미제 아이스크림'이라는 의심을 품어 상표와 회사 주소까지 확신시켜 줬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롯데 월드콘은 식음료 시장에서 '롯데 파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86년 출시된 후 불과 2년 뒤인 88년 부라보콘의 아성을 깨고 콘시장 정상에 올랐다. 당시 월드콘과 부라보콘의 싸움은 동네 슈퍼에 들어가는 쇼케이스(아이스크림 냉장고) 설치를 둘러싸고 살인까지 부를 정도로 치열했다. 월드콘은 이후 14년간 콘제품 최고 판매를 기록했음은 물론 96년부터는 전체 빙과 제품중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월드콘과 부라보콘의 경쟁은 올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해태제과가 33년만에 대대적인 제품 리뉴얼과 함께 정상 탈환의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 해태는 패키지 디자인은 물론 33년간 고수해온 CM송마저 바꿔버렸다. 제품 구성도 딸기 초코 피칸 등을 포기하고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체리버리 해즐넛 등을 추가했다. 또 홈페이지를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도 전개하고 있다. '실지 회복'을 외치며 거세게 도전해 오고 있는 부라보콘과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월드콘. 올해 빙과시장의 최대 이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