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공 업계의 양대산맥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이 두 기업은 숙명적인 라이벌 관계만큼이나 공통점도 많다. 조제분유(유아용분유) 우유 음료 등 상품구조는 물론 창업주가 모두 실향민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조제분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시장을 키우면서 엄마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국내에서 분유 시장이 본격 형성된 것은 1964년. 남양유업이 '남양분유'를 생산하면서다. 당시 국내 분유는 미군 PX에서 불법 유출되거나 밀반입된 미국산 분유와 일제 분유가 전부였다. 그나마 집안 구석에 숨겨 놓고 아기가 허약해 보일 때 조금씩 먹일 정도로 귀해 '금유(金乳)'라고 불리기도 했다. 따라서 남양유업이 이뤄낸 분유 국산화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당시 남양분유를 먹고 자란 첫 세대가 바로 386세대다. 남양유업은 96년부터 '아기사랑'을 주력상품으로 육성해 왔다. 아기사랑은 아기가 눈뜨고 수영을 하는 TV-CF가 크게 어필하면서 국내 분유의 최고 브랜드로 성장했다. 매년 2백50만캔 이상이 판매돼 지금까지 3천만캔 이상이 팔렸다. 매일유업은 74년 일본 모리나가유업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맘마분유'를 내놓으면서 조제분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남양분유와의 내수 경쟁과 함께 81년부터는 수출에도 나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과 중국 홍콩 미국 등 20여개국으로 수출해 왔다. 최근 두 회사의 분유 경쟁은 프리미엄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라는 최대 악재에 고가 제품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남양유업은 '임페리얼드림 XO',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명작'이 대표 제품들이다. 프리미엄 제품 성격에 맞춰 광고마케팅도 고품격을 지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CF를 체코 프라하에서 찍어 화제가 됐으며 최근 방영되고 있는 남양유업 임페리얼드림 CF의 배경은 명품 보석 매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