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에 대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고 나면 생겨나는 것이 교회'라고 비판한다. 한신대 신학연구소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월 전국의 성인남녀 1천3백명에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개신교회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을 때에도 67.0%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교회 개척은 개신교로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선교 및 성장 수단이다. 1990년대 이후 성장률 둔화 내지 정체가 심각해 교회 개척 이외의 대안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교회성장연구소(소장 홍영기 목사)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개척 4년차 이하의 교회 2백5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아 최근 발간한 '처치 플랜팅-한국의 교회개척에 대한 심층 연구보고서'는 개척교회들의 어려운 현실을 수치로 보여준다. 이들 교회의 평균 개척자금은 9천만원.모교회에서 분립한 경우는 평균 1억7천5백19만원,목사가 자기 돈으로 개척한 경우에는 4천8백96만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교회나 교단이 개척한 곳은 16.4%에 불과해 대부분의 개척교회들이 재정적 영세함을 안고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외부의 도움 없이 교인들의 헌금만으로 교회를 운영할 수 있는 재정자립도도 매우 낮았다. 재정자립 여부에 대해 응답한 2백38개 교회 중 재정자립도가 80%를 넘는 교회는 73개(30.0%),이 중 자립도가 1백%인 교회는 58개(24.4%)에 그쳤다. 반면 재정자립도가 50%에도 못 미치는 교회가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운 1백13개(48.0%)나 됐다. 결국 다른 교회나 모교회 등의 보조를 받아야 하는 형편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26개 교회는 아무런 지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재정적 절박함을 호소했다. 신자 확보도 쉽지 않다. 이들 개척교회의 평균 신자수는 개척 당시 7명에서 6개월 후에는 15명,1년 후 24명,2년 후 34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3년 후에는 32명으로 줄어들고 4년 뒤에는 다시 38명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척 후 2∼3년이 교회 성장의 고비인 셈이다. 교회성장연구소는 이에 대해 목사 자신이 지쳐서 슬럼프에 빠지거나 목사 부부간 갈등이 이런 고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개척교회는 전도의 효과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한 2백32개 교회 중 44%는 전도돼 오는 신자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또 전도돼 오는 신자가 있는 경우에도 월평균 3명 이하가 77.2%나 됐다. 교회성장연구소는 목회자의 자비(自費) 개척보다는 이미 자리 잡은 교회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재생산적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비 개척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 교회 개척의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서다. 교회 개척을 위한 신학교 교육 및 교단의 지원 강화,개척교회간 연결망 구축 등도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