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회째를 맞은 환경의 날은 정부의 기념식과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환경단체의 집회 및 기자회견 등으로 엇박자를 기록했다. 특히 환경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정부의 포상식에서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선정된 광주환경운동연합의 박미경 사무차장이 환경정책이 후퇴하는 상황에서 상을받을 수 없다며 수상을 거부하는 등 불협화음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정부는 5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한명숙(韓明淑) 환경부 장관 등 1천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의 날 기념식을 성대히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녹색정부를 실현하고 아름다운 국토환경을 복원.보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가 21세기 환경 일류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환경윤리와 가치관을새롭게 정립하고 국민과 기업, 정부가 모두 지혜와 역량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고 건(高 建) 국무총리도 한 장관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새만금 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빚어진 사회적 갈등을 국민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환경보전과 경제발전이 조화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행사장 앞에서는 참여정부의 환경정책 후퇴,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등을 비난하는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 소속 회원들의 침묵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부끄러운 환경의 날, 아 새만금!'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와는 별도로 최 열(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 100여명의 환경.시민단체인사들은 이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투명한 운영이 보장된다는 원칙에 입각해 가능한 모든방법과 수단을 검토할 수 있는 새만금 신구상기획단을 즉각 구성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북 부안군 해창갯벌에서 서울까지 309㎞에 걸쳐 세걸음 걷고 한번 절하는 삼보일배의 대장정도 있었지만 정부가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정치적 차원에서 새만금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밖에 삼보일배 순례단 일원이었던 문정현 신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북 도청 앞에서 새만금 방조제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