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오는 2010년까지 외형과 이익 규모를 지금의 두 배로 키우기로 했다. D램 등 현재 19개인 세계 1등 제품의 수를 50개로 늘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은 5일 신라호텔에서 이건희 회장 주재로 '신경영 10주년 기념 사장단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장기 비전을 확정했다. 삼성은 우선 2010년까지 그룹 매출을 2백70조원으로 늘려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국민총생산(GDP) 기준 25%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세전 이익은 30조원으로 지난해의 14조2천억원보다 1백11.2% 늘리고 브랜드 가치도 83억달러에서 7백억달러로 8배 이상 높이기로 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5∼10년 뒤를 대비한 글로벌 인재경영 △세계 1등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 △미래 성장엔진 발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사회친화적 경영 등을 4대 핵심 전략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회장은 "제2의 신경영은 나라를 위한 천재 키우기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 차원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 삼성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사장단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우리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마(魔)의 1만달러시대 불경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일류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도 있고 남미형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금 당장의 제몫 찾기보다 파이를 키우는 데 온 국민이 다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며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가 되면 노사문제 등 사회혼란이 해결된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택·이심기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