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연 기자의 '금융상품 엿보기'] '자산유동화증권(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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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지상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 'ABS'라는 게 있다.
자동차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잠김방지 브레이크시스템(Anti-lock Brake System)을 생각할 것이다.
또 화학회사에 다닌다면 완구나 헬멧 등을 만들때 쓰는 플라스틱 일종인 ABS수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ABS는 자산유동화 증권(Asset Backed Securities)을 말한다.
특히 국민은행이 지난달 26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창구 판매에 나선 ABS 2천억원어치가 순식간에 매진사례를 기록하면서 재테크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ABS란 말 그대로 자산(Asset)을 근거로(Backed) 발행되는 증권(Securities)이다.
기업이나 금융회사가 유가증권이나 외상매출금 등 보유 자산을 기초로 표준화한 유가증권을 만든 뒤 유통 시장에 매각하는 첨단금융기법이다.
앞으로 현금이 발생할 수 있지만 매각하기 어려운 자산을 증권으로 발행,당장 현금으로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발행기관은 대출금이나 미수금을 상환하면 이를 바탕으로 ABS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ABS는 일반적으로 자산 보유자와 별도로 분리된 특수목적법인(SPC)인 자산유동화 전문회사가 발행한다.
보통 자산유동화 전문회사는 자산을 넘겨받은 뒤 이를 담보로 ABS를 발행해 시장에 유통시키는 역할을 하며 ABS 상환이 끝나면 해산한다.
발행사 쪽에선 대상 자산이 우량하거나 위험을 잘 분산시킨다면 회사 신용도가 낮은 경우라도 얼마든지 ABS채권의 신용등급을 높여 시장에서 손쉽게 현금을 조달할 수 있다.
지난 98년말 ABS가 도입된 이유도 외환위기 이후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서였다.
투자자에게 ABS는 안전한 고수익 투자대상이다.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데다 대부분 자산 보유자인 은행 증권 보험 투신사 등이 신용을 보증하기 때문에 회사채나 주식보다 안전한데다 같은 신용등급의 회사채에 비해 대체로 수익률이 높다.
국민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지난달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선 ABS는 국민카드사가 보유 중인 카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됐다.
국민은행이 발행금액 전액에 대해 신용을 보장함으로써 원리금 상환을 확실히 보장했다.
특히 남은 만기가 2∼5개월인 단기채권으로 판매수익률이 연 4.9∼5.0%로 정기예금보다 높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일반인들이 ABS에 투자하려면 신용평가사가 판정한 ABS 신용등급을 따져 봐야 한다.
신용등급이 A급 이상이면 우량하다고 볼 수 있다.
또 ABS 발행 원천자산의 건전성과 신용보증 정도 등도 미리 파악한 뒤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