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 3천여개 섬들의 '사랑'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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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공항을 빠져 나오자 뜨거운 열기에 숨이 막힌다.
냉방이 잘 된 버스에 서둘러 오른다.
차가 공항을 빠져나가자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나즈막한 집,벼가 촘촘한 논이 스쳐 지나간다.
오토바이의 행렬을 피해가며 얼마나 달렸을까.
해가 뉘엇뉘엇 기울면서 차창 밖은 조금씩 어둠이 내려 앉는다.
3시간쯤 달렸을까.
띄엄띄엄 보이던 불빛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하롱베이가 가까웠음을 느낀다.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듯 하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다.
군데군데 위치한 호텔을 빼면 깊은 산골 처럼 불빛을 찾아볼수 없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백80km 떨어진 곳에 있는 하롱베이.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초록색의 점들이 수없이 뿌려져 있는 곳.
지난 93년 유네스코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한 천혜의 비경이 어둠속에 잠들어 있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내려다본 하롱베이 앞바다는 높지 않은 산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3천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신이 내렸다는 그 경치는 어디에 숨어있는 것일까.
바이차이 선착장에서 배에 오른다.
멀리 나온 것 같지 않은데,호텔 앞마당에서 하나로 보이던 산들이 따로 떨어진 기암괴석의 연속이라는 사실에 탄성이 절로 터진다.
하롱(용이 내려온 곳이라는 뜻)이라는 말처럼 정말 용이 하늘에서 내려와 거대한 꼬리로 기암괴석의 무리를 빚어낸 것일까.
마치 섬과 바위로 이루어진 한 폭의 동양화가 바다 위에 펼쳐져 있는 것 같다.
험상궂게 깎아지른 듯한 섬.
매끈한 절벽처럼 생긴 섬,아치 모양을 한 섬,뾰족한 탑처럼 생긴 섬….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양이 없이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섬에 둘러싸여 미로 같은 바닷길 사이로 유람선은 천천히 나아간다.
바다는 파도 하나 없이 잔잔한 호수 그대로다.
간간이 스치는 빗방울이 뭉친듯한 안개가 섬 허리를 감싸고 있다.
하롱베이에 솟아있는 대부분의 섬들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크고 작은 동굴이 많다고 한다.
그 중 유명한 게 천궁동굴.
중간 선착장에서 내려 계단 위 매표소를 지나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기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잔치를 벌이는 천궁동굴에 닿는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종유석과 석순의 아름다움이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다.
하롱베이 관광의 또 다른 볼거리는 수상가옥.
나무를 얼기설기 엮어 바다 위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다.
작은 배에서 고기를 낚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구경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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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대한항공(주 4회)과 베트남항공(주 3회)이 하노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4시간.
하노이에는 호안키엠,호떠이 등 호수가 많다.
공자를 모시는 문묘,호치민 영묘,수상 인형극 등도 볼거리.
화폐단위는 "동".
1달러에 1만5천동 안팎.
달러를 갖고 가 현지에서 동으로 바꿔 쓴다.
국물이 진한 베트남 쌀국수,전통만두 짜조는 매 끼니 식탁에 오르는 메뉴.
새우숯불구이,샤브샤브와 비슷한 냄비요리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다.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려면 호수쪽으로 가면 된다.
호안키엠호수 근처의 소극장에서는 매일 저녁 수중인형극을 공연,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KRT(02-771-3838), 자유여행사(02-7777-114), 성도여행사(1588-1422), 트래블러(1588-2188), 호성투어(02-319-2511), 트랜스아시아(02-730-3008), 우리에이전시(02-775-8053), 굿모닝베트남(02-739-6153) 등이 베트남 하롱베이 여행을 안내한다.
하롱베이=조남규 기자 jnk150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