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여자 테니스선수 쥐스틴 에넹(21)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에넹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 코트에서 열린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천4백21만달러) 여자 단식 결승에서 같은 나라의 킴 클리스터스(세계랭킹 2위)를 2-0으로 완파,우승했다. 세계 최강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준결승에서 꺾어 우승을 예고했던 에넹은 "11년전 바로 이곳으로 어린 나를 데려와 경기를 보여주며 테니스선수가 되게 했고 이제는 하늘에서 나를 지켜보며 자랑스러워할 어머니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넹은 "내 우상인 슈테피 그라프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저기에 서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오늘 그 꿈을 이뤘다"며 감격해했다. 에넹은 이날 67분간 일방적인 플레이를 폈다. 이날 에넹이 클리스터스에게 내준 4게임은 지난 88년 그라프가 나타샤 즈베레바(벨로루시)를 2-0으로 이긴 이래 프랑스오픈 여자결승 사상 15년만의 최소실점 기록이다. 에넹은 자로 잰듯 정확한 스트로크를 코트 구석구석에 찔러 넣었고 한손으로 치는 유연한 백핸드도 클리스터스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에넹은 힘을 앞세운 클리스터스에게 말려 매번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줄 상황을 맞았으나 노련한 경기 운영과 네트 앞에 떨어지는 드롭샷으로 상대의 실수를 이끌어 내며 단 1게임도 내주지 않은채 29분만에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 클리스터스는 연인인 남자 랭킹 1위 레이튼 휴이트(호주)의 응원속에 8번째 에넹의 서비스 게임을 막아 4-4까지 따라 붙었으나 잇단 범실로 38분만에 세트를 내줘 무릎을 꿇었다. 에넹은 우승 상금 95만8천달러를 받았고 세계랭킹도 비너스 윌리엄스를 제치고 한계단 올라 3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