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주가 15.5% 상승, 시가총액 3조원 증가….'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한 뒤 1백일 만에 일어난 변화다. 국내 대기업그룹 가운데선 처음 지주회사로 변신한 LG에 대한 시장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 크게 오른 주가 34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인 ㈜LG의 주가는 LGEI와 LGCI가 합병돼 재상장된 지난 3월11일 6천5백50원에서 지난 5일 현재 8천1백50원으로 24.4% 상승했다. LG전자도 지주회사 출범 후 1백일 동안 8.4%, LG화학은 25.1% 올랐다. LG생활건강은 20.2%, LG석유화학은 28.3% 상승했다. 반면 LG텔레콤과 데이콤 주가는 0.7%와 2.2% 하락했다. 지주회사로 편입된 LG 자회사들의 이 기간중 평균 주가상승률은 15.5%. 같은기간 종합주가지수가 평균 11.6% 올랐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삼성(12.3%), SK(-28.3%)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 명암 엇갈린 계열사 지주회사체제 출범은 자회사들간에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지주회사의 양대축인 LG전자와 LG화학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위원은 "지주회사 출범으로 자회사 출자관계가 모두 ㈜LG로 모아지면서 LG전자는 고유 비즈니스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LG화학도 비슷한 상황. 본연의 사업과 관계없는 출자관계를 모두 정리한 이 회사의 주가도 4만원대를 지지선으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에서 분리예정인 LG전선 등 4개 계열사에 대한 평가도 밝은 편이다. LG전선은 ㈜LG 지분 4.85%와 LG에너지 지분 20%를 정리할 경우 현금흐름이 좋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계열분리를 마무리지으면 여신규제나 출자제한도 풀리게 된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LG카드와 LG텔레콤, 데이콤 등 성적 부진 회사들은 독자경영을 위해 보다 노력해야 한다. 계열사간 순환출자구조가 끊기면서 다른 계열사로부터 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향후 전망 지주회사인 ㈜LG만 놓고 보면 주가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순수 지주회사는 자체적으로 영위하는 사업이 없다. 자회사 지분출자에 따른 배당이 주 수입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배당중시 경영을 추구하게 돼 주주가치를 높이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자회사가 부실해질 경우 출자 부담을 져야 하는 등 단점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지주회사 체제가 추구하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전문화와 집중화 등을 통해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는게 관건"이라며 "LG의 경우 단기적으로도 계열사간 지원부담 해소, 계열사의 배당금 증가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