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국방과학연구소는 프랑스 알카텔 스페이스와 국내 최초 군사목적 위성인 무궁화위성 5호 제작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밝혔다. KT 관계자는 "무궁화 5호는 지난 96년 발사된 무궁화 2호의 임무를 대체하고 새로운 위성통신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군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상용통신 중계기를,군은 군용통신 중계기를 탑재해 민·군 공용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무궁화 1호와 2호는 95년 8월과 96년 1월에 각각 발사됐으며 3호 위성은 1호 위성 대체를 위해 99년 9월 발사돼 운용 중이다. 4자를 꺼리는 동양권 문화의 특성을 감안,4호로 명명된 위성은 없기 때문에 무궁화 5호는 우리나라가 궤도에 올리게 될 네 번째 통신위성이 된다. 현재 운용 중인 무궁화 2호 및 3호는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서비스,KT의 TV 방송용 프로그램 전송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언론사들도 무궁화위성에 탑재된 중계기를 임대,사내방송이나 전용 통신망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무궁화 5호에 탑재될 상용중계기의 통신용량은 2호 위성의 두 배가 넘고 주파수 출력도 크다. 또 국내로 한정됐던 서비스 범위도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지역으로 확대된다고 KT 관계자는 말했다. 2006년 초 발사 예정인 무궁화 5호는 우리나라가 군사목적의 우주개발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이 위성에 탑재될 군용통신 중계기의 정확한 용도 등은 군사기밀로 분류돼 일절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한반도 일대 군사정보 수집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수 산업으로만 여겨져왔던 국내 통신사업이 위성을 기반으로 해외로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KT는 5호 위성이 발사되면 해외 통신사업자나 방송사업자와 계약을 맺어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무궁화 5호 위성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위성통신 서비스 수요를 충당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파수 출력이 커서 저렴한 가격의 지상 단말장비로 위성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은 무궁화 5호의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