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한국 대기업들에 구조조정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4월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외국 언론까지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LG그룹의 지주회사 ㈜LG의 출범이 1백일을 지나며 LG그룹 경영에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 무엇보다 자회사의 책임경영 의식이 높아졌다. 계열사한테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던 LG그룹 구조조정본부도 지주회사 출범 직후인 3월말 해체됐다. 계열사간 조정ㆍ통제 기능이 없어지고 인사 재정 출자관리 등 5개 부문의 핵심기능은 지주회사로 넘어갔다. 지주회사는 △사업자회사에 대한 출자 포트폴리오 구성 △사업자회사 성과관리 △LG브랜드 관리ㆍ육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대신 자회사 감사위원회(전원 사외이사)의 활동을 지원하고 주주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정도경영 전담팀'이 지난 4월 신설됐다. LG는 그래서 경영키워드를 '정도ㆍ투명경영'에 맞췄다. 구본무 LG 회장 스스로 "일등 LG를 이뤄내기 위해 투명한 정도경영을 펼치자"고 강조하고 있다. LG가 지주회사 출범 1백일을 맞아 최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1천6백명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코드가 공유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조사에서 "지주회사 체제에서 가장 강조되는 경영기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2%가 '정도경영ㆍ투명경영'을 꼽은 것. 구본무 회장은 "'가장 거래하기 좋은 기업' '가장 투명하고 깨끗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아 일등 LG를 달성하는게 정도경영의 목표"라고 말했다. LG는 최근 협력업체에 대한 임직원의 비리 등을 인터넷으로 제보하는 '사이버 신문고'를 개설했다.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현상을 미리 막겠다는 정도경영의 의지표현인 셈이다. 정도경영태스크포스 김태오 부사장은 "사이버 신문고에 접수된 건에 대해선 해당 계열사 감사팀과 입체조사를 펼쳐 사실로 밝혀질 경우 관련자를 엄중 징계할 방침"이라며 "제보자의 신원을 보호하고 이들이 받은 불이익까지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