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액상분사(LPLI) 방식 LPG엔진 개발은 기술의 독자화 수준을 넘어 세계 자동차업계 기술개발 경쟁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올라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더욱이 이 엔진 개발로 같은 형태의 엔진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고 거대시장인 중국 인도 등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호기를 마련하게 됐다. ◆기술개발 자신감 확보 현대는 모든 엔진 기술을 해외에 의존해왔던 게 사실.10여년전인 지난 91년에야 소형 가솔린엔진인 '알파(α)엔진'을 개발,기술의 독자화에 나섰지만 세계 특허의 독자 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요원한 과제였다. 그러나 △95년 1.8·2.Oℓ급(베타엔진) △97년 0.8·1.0ℓ급(입실론엔진) △98년 2.0·2.5·2.7ℓ급(델타엔진),1.8·2.0·2.4ℓ급(시리우스엔진),2.5,3.0,3.5ℓ급(시그마엔진·V6) △99년 4.5ℓ급(오메가엔진·V8) 등을 개발,8년만에 완전한 엔진의 독자기술화를 이뤘다. 기술의 자립에 이은 세계 첫 기술의 엔진 양산으로 현대는 연구개발에 한층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 엔진의 원천 기술은 네덜란드 업체가 갖고 있으나 자동차 출고후 기존 엔진을 개조하는 방식으로만 활용됐을 뿐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양산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엔진수준으로는 개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도요타,르노닛산 등 일본 자동차메이커들도 양산확보 시점을 2005년 1월께로 잡고 있을 정도다. ◆가솔린엔진과 같은 성능 새로 개발된 엔진은 기존 LPG엔진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줄이거나 개선시킨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과거 가솔린 엔진의 기화기(Caburetor) 역할을 하는 믹서(공기와 LPG가스 혼합기)를 없애고 액체상태의 LPG를 연소실로 직접 뿜어주는 방식이어서 출력이 가솔린 엔진과 동일하다. 현대차의 배기량 2천7백cc 차량기준으로 동급 LPG엔진은 1백44마력을 내는 데 불과하지만 새로 개발한 엔진은 출력이 10∼20% 정도 향상돼 가솔린 엔진의 1백85마력에 육박한다. 연비 역시 5∼10% 향상됐고 주행시 추월 가속성능도 개선했다. 배기가스는 유럽의 기준인 유로IV 수준으로 줄였다. 특히 겨울철에도 바로 엔진 시동을 걸 수 있어 5∼10분간 엔진을 데워줘야 하는 LPG엔진 특유의 불편함도 개선했다. ◆택시시장·수출에 돌풍 예상 지난해 말 기준 국내 LPG차량 등록대수는 1백60만대.94년 27만대에 비해 6배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가 다음달 이 엔진의 양산에 들어가면 우선 국내 택시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저연비에 고출력 엔진은 당장 택시 차주에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LPG엔진으로 경쟁해야 하는 다른 메이커에게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 당장 현대차는 해외특허가 확보되는대로 청정연료 엔진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인도 등으로 수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같은 유형의 엔진개발에 혈안인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