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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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공장을 유치한 미국 앨라배마 주정부와 몽고메리시 당국이 현대차에 파격적 지원을 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핑계로 수많은 규제를 만들어 기업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대조적이어서 씁쓰레한 기분을 감추기 어렵다.
앨라배마주는 주정부 예산으로 공장부지를 매입해주고 공장건설비도 상당부분을 부담했다.
또 자동차생산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법인세를 유예하는 한편 도로건설비용도 지원했으며 공장 안에까지 철도를 놓아주기로 했다고 한다.
몽고메리시도 공장 앞길을 '현대 대로(大路)'로 이름붙이는 한편 번지수도 한국과 같게 배려했고 현대차 직원들을 위한 전담공무원도 파견했다고 한다.
현대차 공장이 고용창출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한 때문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앨라배마주와 몽고메리시의 사례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듯 기업투자유치를 위해 각국이 제공하는 혜택은 놀라울 정도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 이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세심히 배려하고 있다.
공장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나라가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특히 영국 북아일랜드 산업개발청의 경우 투자상담에서부터 공장건설 애프터서비스까지 공장설립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원스톱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기업활동에 대한 지원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해외투자자가 의향서를 접수하면 3일만에 지원가능한 사안을 즉각 제시한다.
규제가 많은 편에 속한다는 일본도 한국의 출자총액제한제도와 비슷한 주식보유제한 규제를 25년만인 지난해 5월 완전히 폐지했다.
이 제도가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효과보다는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판단한 때문임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당장 삼성전자 쌍용자동차 등이 3조6천5백억원에 달하는 구체적 투자계획을 세우고도 수도권 집중 억제책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지원을 해주기는커녕 과잉 규제로 스스로 하겠다는 투자까지 말리고 있는 꼴이다.
글로벌경제시대에는 기업투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나라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정부는 진정으로 기업을 위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연구하고 실행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구호만 외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