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활동가인 미국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는 9일 시민사회가 위협받고 있는 미국에 활동의 초점을 맞추기 위해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출신의 억만장자인 소로스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소로스재단 창립 15주년을 맞아 현재와 같은 형태의 활동을 종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88년 러시아에서 설립된 소로스재단은 교육, 과학 및 인터넷 개발 등 시민사회 계발촉진활동에 10억달러 상당을 지원해 왔으나 앞으로는 정부가 해야할 몫이라고 생각하는 부문에 더이상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소로스는 설명했다. 소로스는 공식적으로는 개방사회연구소로 알려져 있는 재단이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며 철수가 아니라 사업축소와 재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서의 소로스의 활동은 올해 2천500만달러 상당 지원에서 내년부터는 연평균 1천만달러 규모로 축소된다. 소로스는 자신은 최근 "세계화에 따른 문제와 세계적인 문제들에서의 미국의 역할에 몰두하게 됐다"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가 됐기 때문에 국제적인 개방사회를 위한 투쟁은 주로 미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는 `9.11 테러공격'을 "합당한 정도를 넘어 행정력을 확장하는 "구실로 악용했다고 지적하고 특히 선제군사행동권을 주장하는 `매우 위험한' 부시 독트린을 도입했다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이는 모든 국제적 의무와 조약에 우선하는 미국의 주권과 부시 독트린에 따라야 하는 다른 국가의 주권이라는 두 종류의 주권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되 일부는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격언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의 모델은 미국뿐이라는 것은 사회를 조직하는 방법은 단 한가지 뿐이라는 공산주의자들의 믿음처럼 그릇된 것이며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72세인 소로스는 "내가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으며 더 이상 돈버는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