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잔액이 6개월째 감소하는 등 경색된 기업의 직접 자금 조달 시장이 해빙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의 가계 대출은 3조3천억원이 늘어 2개월째 증가세가 지속됐고 금융기관의 단기(만기 6개월미만) 수신은 370조원으로 별 변동이 없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기업의 직접 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 발행은 전월(-5천억원)에 이어 4천억원 줄어 작년 12월부터 6개월째 감소했다. 역시 기업의 중요한 직접 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발행 잔액도 5조1천억원이 감소해 전월(-4조5천억원)에 이어 큰 폭의 순상환이 이어졌다. 직접 자금 조달 시장이 막히면서 은행의 기업 대출은 3조8천억원이 증가했으나 전월(7조3천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뚝 떨어졌다. 기업 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은 4조9천억원이 늘어 올 들어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대기업 대출은 1조1천억원이 감소했다. 한은은 경기 부진에 따른 현금 흐름 악화, 금융기관의 신용 차별화 경향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가계 대출은 3조3천억원이 증가해 3개월 연속 늘었으며,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조4천억원이 늘어 5개월째 증가했다. 경기 위축으로 자금 수요가 급감하면서 5월 중 총통화(M3) 증가율은 10% 안팎으로 추정돼 2001년 7월(9.8%) 이후 20개월만에 10%대가 깨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작년에 비해 가계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데다 경기 위축으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줄면서 통화량 증가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서 400조원으로 추정했던 금융기관의 단기 수신(만기 6개월 이내) 규모는 5월 말 현재 370조원으로 올 들어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수신 중 단기 수신 비중은 47.4%로 중장기적으로는 지난 2001년 4.4분기 이후 평균 수준(47%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