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들이 7월부터 외국기업들의 전자상거래에 부가가치세(VAT)를 매기기로 함에 따라 그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 EU의 조치로 미국 내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세금부과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선 유럽의 부가세와 비슷한 세금인 판매세가 일부 전자상거래에 극히 제한적으로 부과되고 있을 뿐 일반화돼 있지 않으나,EU의 조치로 전면 실시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신문은 EU의 부가세 징수가 성공하면 미국 내 전자상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데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외에 남미는 물론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들도 EU조치를 주목하고 있다. 미 상공회의소의 게리 리트만 부사장은 "많은 국가들이 EU의 조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이들은 EU가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 누려왔던 가격 경쟁력 우위를 잃게 될 전망이다. 부가세가 징수되면 유럽에서 6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AOL은 월 2천2백만달러의 부가세를 내야 한다. 이같은 세금은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돼 미 기업들이 그동안 유럽 소비자들과의 전자상거래에 적용했던 싼 가격 혜택은 사라지게 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