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국가 비지니스환경 분석] 韓, 노사관계 55위 '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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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후진적인 노사관계와 공교육의 질, 미숙한 금융시장, 관료들의 불공정한 정책 결정 등이 비즈니스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경제포럼(WEF)의 '2002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이 분석대상 80개국중 23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2001년 29위, 2000년의 28위보다는 5~6단계 상승한 수준이다.
하지만 경쟁국인 싱가포르(5위) 대만(13위) 홍콩(16위) 일본(17위)에 비해선 여전히 '사업하기 힘든 국가'임이 확인됐다.
◆ 공공, 노사부문 개혁 급선무
'노사협조' 항목에서 한국은 80개국중 최하위 수준인 55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1위) 일본(5위) 대만(9위) 등 아시아 경쟁국들의 선전과 비교할 때 열악성이 두드러졌다.
무역협회 박준 연구원은 "제몫찾기와 대결적 양상으로만 전개되는 국내 노사관계의 후진성을 반영한 결과"라며 "영국이 노조의 횡포로 인한 영국병을 잠재우고 유럽 제1의 외국인 투자 유치국으로 올라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금융회사 등 공공부문도 한국의 경쟁력을 끌어내리는데 한몫했다.
'정책 결정시 관료들의 공정성'(30위)이나 '행정규제 완화'(27위), '공교육의 질적 수준'(34위) 등 정부 인프라 지수는 낙제 점수를 면치 못했다.
'금융시장의 성숙도' 및 '대출의 용이성' 항목에서도 각각 32ㆍ33위를 기록,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 뒤져 국내 금융산업의 낙후성을 반영했다.
◆ IT, 기계산업은 '수위' 자랑
반면 우리나라 인구 1백명당 인터넷 사용자 수는 아이슬란드 싱가포르 노르웨이 스웨덴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 IT산업 부문의 급신장을 보여줬다.
산업클러스트(집적화) 형성면에서도 일본 홍콩 등 경쟁국은 물론 캐나다 네덜란드 등 선진국보다 앞섰다.
'기계산업 성숙도'는 일본 중국 대만보다는 뒤처지지만 네덜란드 프랑스보다는 우위에 있으며, 국내시장의 성격도 완전경쟁에 가까워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기업가가 쉽게 투자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벤처캐피털 조달 용이성'은 세계 19위 수준으로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개선돼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 "중국을 주시하라"
무역협회는 세계 최대 외국인 투자 유치국인 중국의 급신장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비즈니스 환경에선 38위로 순위는 낮지만 2001년 46위에서 8단계나 상승, 급격한 향상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계산업의 성숙도는 5위로 한국(10위)보다 우위에 있으며, 공무원 자질에 대한 자체 평가에 있어서도 3위를 기록해 후한 점수를 받았다.
다만 자본주의 연륜이 짧아 주식시장의 성숙도가 낮으며(67위) 과학자 및 엔지니어의 공급기반(64위)과 항공운송 인프라가 취약한 점(65위)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