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기업연금 전문 운용사인 헤르메스기업연금운용이 10일 법무법인 명인을 통해 SK㈜ 최태원 회장, 손길승 이사(SK그룹 회장), 김창근 사장 등 세 명의 이사회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특정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留止ㆍ보류 또는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방법원에 냈다. 헤르메스는 신청서에서 "현재 SK글로벌 회계 분식과 배임 혐의로 형사 기소 상태에 있는 이들 세 명의 사내이사는 SK글로벌 처리 안건과 관련해 특별한 이해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사회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헤르메스는 SK㈜ 지분 0.7%(9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헤르메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명인은 SK㈜ 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의 법률자문도 함께 맡고 있다. SK㈜ 이사회는 최 회장, 손 회장, 김 사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다섯 명과 사외이사 다섯 명으로 구성돼 있다. SK글로벌 지원 방안 결의를 위해서는 '과반수 출석ㆍ과반수 찬성'이라는 이사회 의결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이 배임 논란으로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이어서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SK㈜ 이사회의 SK글로벌 지원 방안 결의가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