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특별검사팀은 11일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북송금 전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부탁을 받고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지원을 요청한 정황을 포착,수사중이다. 이와 관련, 박지원씨 변호인을 맡고 있는 김주원 변호사는 "2000년 5월 당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정 회장이 당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을 찾아가 `사정이 어렵다. 도와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박 전 실장은 당시 `난 경제를 잘 모르니 심정적으로 도와주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다.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을 찾아가 보라'고 언급했을 뿐이며 이 전 수석을 소개한 사실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후 박 전 실장은 이기호.임동원씨가 참석한 3자 회의에서 `현대가 무너지면 제2의 대우사태가 발생,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전 수석에게현대에 대한 지원 문제를 언급한 사실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번 주말이나 내주초 박 전 실장을 소환, 당시 이 전 수석에게 현대에 대한 지원을 언급한 것이 외압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전날 소환했던 김보현 국정원 차장을 상대로 북송금과 정상회담의 관련성에 대해 이틀째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김 차장이 2000년 3∼4월 박 전 실장을 수행, 싱가포르, 상하이, 베이징 등지에서 4차에 걸쳐 개최된 정상회담 예비접촉에 모두 참석한 사실을 확인, 당시 회담에서 북송금 문제가 거론됐는지 여부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또 김 차장을 상대로 2000년 3월9∼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예비접촉 첫날 북측과 상견례를 겸한 자리에 정 회장이 참석, 박 전 실장에게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소개한 경위도 확인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김상희 기자 phillife@yna.co.kr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