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DJ)이 11일 최근 정국에 대해 간접화법을 통해 의미있는 몇가지 화두를 던졌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우선 "민주당은 자유당 때부터 해공 신익희,유석 조병옥,정일형을 거쳐 여기까지 이어져왔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했다고 생각한다"고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일본 사람의 행동규범은 의리인 반면 한국사람은 명분"이라며 "다나카가 록히드사건으로 유죄를 받았는데도 다나카파가 더 늘어났다.우리는 그런 문제가 생기면 이탈한다.우리는 '명분이 안되는데 어떻게 따라가느냐'면서 이탈한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은 복수로 풀리는 게 아니다.소원을 달성할 때 풀린다"며 "우리는 민주주의,잘 사는 나라를 만들 때 한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0일 김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는 등 정치권이 김 전 대통령을 향해 때아닌 '구애경쟁'에 나서는 양상이다. '탈 DJ'를 주장하며 신당논의를 진행중인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 정부'대북 햇볕정책을 사사건건 비난했던 한나라당도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의식,김 전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고 있는 것이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