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체를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가 최근 주가 산정이 기관투자자 등의 외압에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유력 증권사 소속의 한 애널리스트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급등하고 있는 인터넷 관련주에 대한 주가 산정 이후 기관투자가에게서 '주가가 더 올라간다고 보고 물량 조절도 끝내지 않았는데 그런 식으로 낮춰 잡으면 되느냐'는 등의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소속 증권사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인 영업에 지장이 초래될것이 우려돼 나름대로 평가한 주가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놓고"연봉의 잣대가 되는 펀드매니저의 애널리스트 평가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인터넷 관련주들에 대한 일부 애널리스트의 주가 산정이 잣대를 높게잡아 예상 실적을 과대 추정하는 등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가 산정은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주당순이익(EPS) 등을 과도하게 추정하거나 기관의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코스닥시장의 인터넷 포털인 다음[35720]에 대해 그가 제시하고 있는 목표주가는 최근 업계에서 가장 높은 목표가인 14만5천원을 내놓은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11일 13만6천500원으로 마감한 NHN[35420]에 대해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20만2천원을 제시했지만 그는 이미 적정 주가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과 NHN, 네오위즈 등 포털업체들은 지난해 3.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좋게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여 올 들어 이미 한 차례 `버블(거품)' 논란을 거쳤으나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난 1.4분기까지는 인터넷 관련주들의 실적 모멘텀이주가를 떠올렸지만 이후에는 수급 측면이 강하다"고 전제하고 "기관이 물량 털기를 시작하면서 주가 조정을 받을 때 고스란히 개인이 이를 떠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최근 인터넷주들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조정의 근거로 내세우는 EPS등 실적 전망치는 상반기에 대폭 높였다가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슬그머니 낮추고 목표주가도 하향조정하는 `꼬리 내리기'의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