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펀드 '노림수' 있나 .. 지배구조 '약점' 있는 기업 잇단 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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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 헤르메스펀드가 현대산업개발 한솔제지에 이어 LG산전에 대해서도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한 주요 주주로 부상함에 따라 이 펀드의 투자전략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르메스펀드는 SK㈜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소버린과 마찬가지로 기업지배구조 펀드를 지향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펀드는 최근 최태원 회장 등 SK㈜ 임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정지시켜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월 한솔제지의 우선주 감자(減資)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역을 맡았다.
때문에 다른 기업의 경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헤르메스가 소버린 등 다른 외국계 기관투자가와의 연대를 통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날 헤르메스가 주요주주로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한솔제지에 도이치증권(DSK) 창구를 통해 각각 7만7천여주와 23만6천여주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 관심을 끌었다.
DSK는 소버린이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SK㈜를 매집할 당시 주된 창구로 이용됐기 때문이다.
헤르메스펀드가 집중적으로 매집한 종목에는 공통점이 발견된다고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선 재벌그룹 계열사로 지배구조에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회사들이라는 점이다.
LG산전은 LG금속 등 그룹계열사의 부실부담,분식회계 등의 경력이 있고 현대산업개발도 대주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관련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다음으로 주가수준이 5천원 안팎인 값 싼 주식을 타깃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주가가 싼' '대기업'을 노림으로써 △일정수준의 발언권을 갖기 위한 지분을 취득할 때 투입되는 자금규모를 최소화하고 △지배구조 문제가 제기될 때 여론의 관심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