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IT경기를 이끌고 있는 PC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반도체와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가격이 확연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노트북PC의 경우 이미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D램 등 반도체 재고가 바닥을 보인 데다 미국 기업들의 IT투자가 5개월째 증가, IT업계의 가동률이 서서히 살아나는 분위기다.


계절적인 효과와 겹쳐 일시적인 반등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그동안 미뤄져 왔던 PC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IT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보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 D램ㆍLCD 가격 오름세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IT핵심부품인 D램과 TFT-LCD의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D램 현물시장가격은 지난달 21일을 바닥으로 연일 상승하고 있다.


2백56메가 DDR(32Mx8ㆍ266㎒)의 경우 지난달 21일 개당 3.03달러에서 12일 3.52달러로 올랐다.


불과 21일 만에 16.1% 상승했다.


올 가을 계절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PC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적극적으로 D램을 사들이면서 고속제품을 중심으로 매물부족 현상까지 일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인텔의 모바일용 센트리노 칩셋과 고속 스프링데일 칩셋의 출시가 수요를 자극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종 소비단계에서는 노트북 PC의 매출이 확연히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PC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다.


D램 업체들은 그동안 꾸준히 재고를 처분, 재고가 바닥권에 이르러 수요가 조금만 늘어도 수급균형이 무너지는 상황이다.


TFT-LCD도 15인치 패널의 가격이 지난 1월 개당 1백64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달 1백89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달에는 1백91달러에 이른 것으로 전문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추정했다.


기존 브라운관 모니터를 대체하는 수요와 노트북용 수요가 겹쳐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LG필립스LCD의 한 관계자는 지난 연말 가격이 많이 하락하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서서히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IT업체들의 투자확대는 장비업체들의 실적 호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 우세한 낙관론


그동안 기업들의 PC 교체에 대한 전망이 빗나가면서 IT경기 회복이 무산돼 왔으나 올 하반기 이후부터는 기업들의 PC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종언 기술산업실장은 "기업들의 PC는 지난 99년에 구입한 펜티엄2급이 대부분으로 더이상 교체를 미루면 유지보수 비용이 신규 구입비용을 초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올 하반기 혹은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PC를 교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PC를 주로 리스로 구입한 미국기업들의 경우 이미 리스기간 3년을 채운 뒤 1년을 연장한 상태여서 더 이상 연장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기업들의 경우 그동안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현금여력이 생겨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PC 교체 가능성이 높다고 윤 실장은 덧붙였다.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IT경기가 이미 지난해말 바닥을 통과했으며 하반기에는 수요회복과 공급감소가 맞물려 본격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이라크전쟁과 사스 등의 여파로 본격적인 회복이 미뤄졌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미국기업들의 IT투자와 PC 구입이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의 오현석 연구위원은 "S&P 5백 종목중 IT업종에 대한 2분기 주당순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그동안 20%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21%로 수정되는 등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증가율 자체도 일반종목의 5.8%에 비해 높지만 전망치가 높아지는 추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IT경기 회복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IT종목은 3분기 56%, 4분기 28% 등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신중론도 남아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장은 "분명한 것은 노트북PC판매가 20%가량 증가하고 서버와 고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전체 반도체 시장이 좋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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