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선물로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풍산개. 3년이 흐른 지금, 그때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통했던 북한산 풍산개의 서울살이가 새삼 궁금하다. 13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2000년 11월10일 청와대에서 대공원으로 거처를 옮긴풍산개 수컷 `우리'와 암컷 `두리'의 정확한 현주소는 대공원내 어린이동물원 사육장이다. 또한 지난 4월 새끼 6마리가 태어나 8마리 대가족으로 식구가 불어났다. 공원측은 "현재 `우리' `두리' 가족을 전담 사육사 1명이 전담 관리하고 있다"면서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된 사육장에서 최고급 사료를 먹고 매일 한번 우리 밖을 산책하는 등 여느 동물에 비해 풍산개의 경우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풍산개 가족의 실제 생활은 일반 동물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풍산개 일가는 현재 공원 내 어린이동물원 중앙에 위치한 동물아파트에서 칸막이를 사이에 둔 채 조류와 원숭이, 청설모 등 26종의 여타 동물과 동거하고 있다. 8마리 풍산개 가족에 분양된 동물아파트 내실은 6평 규모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객을 맞고 있지만 수컷 `우리'는소극적인 성격 탓에, 암컷 `두리'는 다소 사나운 성격 탓에 외면 당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공원측 설명이다. 남북 화합과 교류의 기대가 넘쳤던 3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뭇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대공원의 한 사육사는 "3년 전만 해도 주변에서 풍산개를 쉽게 찾아보기 힘든데다 남북 화해 기류까지 맞물려 큰 인기를 누렸지만 요즘은 사람들의 관심이 예전만 같지 않고 관람객 수도 많이 줄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