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보다 두 배나 많은 이자를 주는 고수익 금융상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조흥은행 하이브리드 채권과 다음 주부터 판매될 삼성카드 후순위전환사채,현대캐피탈 후순위채 등이 대표적이다. 채권형인 이들 상품은 연 7∼9%대의 고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발행회사들이 고수익을 제시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라며 "투자에 앞서 상품의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수익 후순위채 삼성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후순위전환사채와 후순위채를 각각 발행한다. 삼성카드 채권은 오는 17∼19일 청약을 받는다. 발행금액은 8천억원이며 최소 판매금액은 5백만원이다. 만기는 5년이며 만기 때까지 들고 있으면 최고 연 9%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삼성카드가 만기 이전에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경우 별도의 청약절차 없이 공모가와 전환가(2만4천원) 중 낮은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채권 투자의 안정성과 공모주 투자의 수익성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상장되면 만기 보장 수익률이 연 5%로 낮아진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게다가 상장여부에 상관없이 매년 2%의 이자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만기 때 한꺼번에 주는 방식이다. 이자 생활자에게는 불리한 조건인 셈.주식전환 옵션이 달려 있어 일반 후순위채와는 달리 분리과세 혜택도 없다. 연간 금융소득이 4천만원을 넘는 투자자는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으로만 보면 은행권 후순위채나 카드채보다 메리트가 낮다"고 분석했다. 17∼18일 청약을 받는 현대캐피탈 후순위채도 연 9.2%의 이자를 약속하고 있다. 발행금액은 1천억원이며 만기는 5년 1개월이다. 매달 이자를 지급하는 게 장점이다. 1억원을 투자하면 이자소득세를 빼고도 매월 64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환사채 조흥은행은 3천억원어치의 하이브리드를 선착순 판매하고 있다. 연 7.8%의 금리를 3개월마다 나눠준다. 분리과세도 가능하다. 그러나 조흥은행이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면 이자를 받을 수 없다. 보통주에 대한 배당이 없을 때도 이자 지급이 정지될 수 있다. 5년 후부터는 은행측에서 이자를 주기 싫으면 언제든 중도 상환할 수 있다. 만기가 없고 환금성도 떨어진다. 김일구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는 투자자보다 은행 쪽에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7월7일 판매되는 2천억원 규모의 데이콤 전환사채도 연 8%의 만기(3년) 보장수익률과 주식전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식전환은 8월1일이며 전환가격은 1만1천3백50원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