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후보자 6명의 첫 권역별 합동연설회가 13일 부산 구덕체육관에서 열렸다. 부산·울산·경남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회에서 각 후보자들은 "현 정권 출범 1백일 만에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며 정부와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상대 후보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강재섭 후보는 서청원 후보를 겨냥해 "지난해 대선 패배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과거의 얼굴이 당 대표가 되겠다고 나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덕룡 후보는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는 데도 반성하고 변화할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김형오 후보도 "대선 패배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패배의 책임을 질 사람은 온데 간데 없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서 후보는 "대선 패배의 직접적 원인은 병풍,기양건설 자금수수 의혹 등 김대중 정권의 공작 때문"이라며 "대표가 되면 이를 철저히 파헤쳐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 개혁 방향에 대해 최병렬 후보는 "국고보조금의 30% 이상을 정책개발비로 투입해 일하는 국회,일하는 정당으로 1백80도 바꿔놓겠다"고 역설했다. 최 후보는 또 "내년 총선에서 도움이 된다면 이회창 전 총재를 삼고초려해서라도 모든 힘을 결집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후보는 "깨끗한 도덕성으로 야당다운 야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재섭 후보는 증권선물거래소의 부산 이관 등을,김형오 후보는 인터넷·디지털 정당을,김덕룡 후보는 집단지도체제를,서청원 후보는 중산층·서민 위주 정당을 각각 내세웠다. 한편 서청원 후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이 청중을 동원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15일 대책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전국순회 연설은 초반부터 과열ㆍ혼탁양상을 보였다. 부산=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