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고경영진에 대한 서울지법의 판결에 대해 삼성의 한 임원은 "경제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이 사법처리 대상이 돼 안타깝다"며 "항소심 등 향후 재판과정에서 이에 대한 선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이 필요한 시점에 기업인을 실형 선고해 안타깝다. 이런 분위기가 자칫 기업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LG의 한 임원도 "사법부가 판단한 사안에 대해 뭐라 말하기가 곤란하다"면서 "향후 재판과정에서 사법부가 여러가지를 감안해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대기업의 한 중견간부는 사견임을 전제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재계는 이날 법원이 SK의 워커힐 주식교환 거래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의한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고 처벌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한 것과 관련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일부에선 다른 그룹들의 유사한 거래에 혹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논란을 빚고 있는 삼성은 70여쪽에 이르는 판결문을 입수,법무팀에서 정밀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측은 일단 세법상 주식가치 산정 기준을 적용한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판시된 점에 안도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법원이 주식가치 산정에 대한 검찰측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주식가치 산정의 다양성을 인정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K의 경우 두 회사간 주식 맞교환이지만 삼성의 경우 동일회사 내 CB 발행으로 사안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