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國도 韓國가전시장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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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PMK빌딩 10층 HL글로벌 사무실.
김치냉장고 전문업체인 해피라인의 자회사다.
이 회사 직원 20여명은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
세계 5위 중국 최대 가전메이커인 하이얼의 제품을 수입,이달말부터 본격 판매에 나서기로 해서다.
내수 시장에 소홀했던 한국 업체들 사이엔 중국과 일본 업체의 협공에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기고 있다.
◆중국업체 속속 한국 진출
하이얼은 지난해부터 국내시장 공략을 준비해왔다.
하이얼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해피라인 및 가전 유통사인 한패상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해피라인은 HL글로벌을 통해 이달말부터 거실형 냉장고(홈바)와 와인냉장고를 판매키로 했다.
이미 홈쇼핑과 백화점 양판점 등 판매 채널을 확보했으며 잡지 광고도 준비 중이다.
주력 상품인 홈바의 경우 1백28ℓ와 1백58ℓ 2개 모델.
가격은 79만∼89만원 수준이다.
와인냉장고는 국산제품 가격의 3분의1 수준인 89만∼99만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께 2백∼3백ℓ급 중·소형 냉장고를 선보이고 대형냉장고 전자레인지 에어컨 세탁기 등도 멀지 않아 취급할 계획이다.
판매 루트도 확충,내년부터는 하이얼 제품만을 판매하는 대리점과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패상사도 하이얼의 3백ℓ급 빌트인 냉장고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들여다 판매키로 했다.
세탁기 부문에서 중국내 5∼6위를 차지하고 있는 샤오야전자도 드럼세탁기와 2.3㎏급 항균세탁기를 내놓고 국내에 진출할 예정이다.
갈란티(전자레인지) 콩가(에어컨) 리틀스완(세탁기) 등도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영토확장에 나선 일본업체
일본 가전업체들은 기존 주력제품 외에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자회사 설립 △애프터서비스(AS)망 확충 △전담 마케팅 부서 신설도 서두르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신제품을 한국에서도 동시에 시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보급형 제품을 확대키로 했다.
AS센터도 현재 40개에서 50개로 늘릴 예정이다.
JVC코리아는 올해 고선명 와이드TV와 PDP TV,홈시어터,카오디오 등으로 제품군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샤프전자는 지난해 말 PDA(개인휴대단말기) 공기청정기 등을 시판한 데 이어 올해는 가습기와 청소기 시장에 본격 진출키로 했다.
또 기존 전자사전 위주에서 대형 PDP TV,프로젝션 TV,LCD TV 등 디지털 TV를 올해 간판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업체들 대책 마련에 부심
국내업체들은 중국과 일본 업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산의 경우 아직까지 국산 제품과 품질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어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담스런 경쟁자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렴한 중국산과 최고급 일본제품 사이에서 양면 공격을 받는 형국"이라며 "끊임없이 품질을 고급화하고 국내 시장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