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투자대상을 찾지못해 묻혀있는 창업투자사와 바이오투자조합 등 민간 자금이 2천억원을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기술투자 조영국 생명공학 팀장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보건산업 벤처기업의 투자동향과 투자유치 전략'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2000년을 전후로 결성된 바이오전문 투자조합 자금 1천5백억원 가운데 8백억원 가량이 투자되지 않고 있으며 창업투자사나 일반투자조합 자금 중 바이오 분야에 투자 가능한 자금도 1천2백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바이오전문 투자조합은 대부분 2005년께 만기가 도래하며 그 안에 적당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미투자 상태에서 결산을 해야 한다. 그는 또 "제약회사를 비롯 민간 기업의 바이오 분야에 투자 가능한 자금까지 포함할 경우 투자 대기 자금 규모는 2천억원을 훨씬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분야 민간 투자가 이처럼 부진한 이유로는 성공 모델의 부재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IT(정보기술)분야에선 스타 기업들이 많이 탄생했으나 바이오 분야에서는 이렇다할 성공 사례가 눈에 띠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에게 바이오 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자자금을 회수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투자조합은 결성 후 최장 5년 뒤에 만기가 도래하는데 바이오 분야의 특성상 그 기간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바이오 벤처기업의 기술을 평가하고 구매할 수 있는 대형 제약사가 없는 점도 투자 부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