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GM(제너럴모터스)과 폭스바겐의 텃밭인 중국 상하이 지역에 연간 40만대 규모의 생산거점을 마련한다. 중국내 3위 자동차메이커인 둥펑(東風)그룹과 합작으로 설립된 둥펑웨다기아차가 세울 이 공장은 지난 98년 준공돼 가동중인 장쑤성(江蘇省) 옌청(鹽城)공장과 별도로 세워지는 기아차의 중국내 제2공장이다. 현대·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16일 "옌청공장은 지역이 협소한데다 현재 설비로는 1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없어 그동안 둥펑그룹과 다른 공장 후보지를 물색해왔다"며 "일단 인구가 많고 소득수준이 높으면서도 부품 및 원자재 조달망이 우수한 상하이 인근을 후보지로 잠정 확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새 공장 후보지는 상하이에서 자동차로 두시간여 떨어진 양쯔강변 공업도시 장자강(張家港)으로 포스코가 자동차용 스테인리스 냉연과 도금강판을 생산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제2공장 건설에 착수해 옌청공장과 상하이공장의 생산량을 2005년 20만대,2007년 30만대,2010년 50만대 규모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제2공장은 카니발과 옵티마 후속모델을 생산,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중산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생산공장에 투입되는 부품도 현지화 전략에 따라 최소 60% 이상 중국산을 채택할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산 부품구매를 늘려달라는 중국 당국의 요청을 받고 있다. 기아차의 제2공장 설립 방안은 다음달 초로 예정돼 있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중국 방문 결과에 따라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베이징현대차와 둥펑웨다기아차를 통해 2010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1백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특히 GM 폭스바겐의 본거지인 상하이를 직접 공략,정면 승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GM 폭스바겐과 자본제휴를 맺고 있는 상하이기차는 오는 2005년까지 60억달러를 들여 연산 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상하이공장 설립이 성사될 경우 기아차는 외국 합작사로는 다섯번째로 연산 3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는 기업이 된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조일훈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