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근로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해고규제 강화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16일 모든 기업의 일방적 해고조치에 대한 근로자들의 재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당사자인 근로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 23.4%에 그치면서 자동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투표 종료 후 "전체 유권자 4천8백여만명 중 1천2백여만명이 투표에 참가,성원 미달로 근로자 해고규제 강화법안이 부결처리 됐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헌법상 투표율이 50%를 넘어야 국민투표가 유효하다. 이날 국민투표에 부쳐진 법안은 '종업원 수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은 감원실시 후 법정에서 감원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해고된 근로자들을 전원 복직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기존 법에 비해 기업의 해고규제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현행 법에는 종업원 15명 이상인 기업들에 한해서만 법정에서 감원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해고 근로자를 전원 복직시키도록 돼 있다. 이번 국민투표의 부결로 종업원 15명 미만의 영세기업들은 지금 처럼 종업원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게 됐다. 이 법안의 부결은 현재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부의 기업규제 완화와 맥을 같이 해 특히 주목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급진 노동세력의 강력한 요구로 이 법안을 국민투표에 올렸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